영화  제 70회 칸 국제영화제 초청작 '옥자' : 봉준호식 현실 꼬집기
13-07-201723:00 최다함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초청작 ‘옥자’
봉준호식 현실 꼬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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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와 '미자'는 가족이자 친구다. 약 10여 년을 동고동락해오던 그들은 이별의 순간을 맞게 된다. 글로벌 기업 '미란도'가 추진했던 '슈퍼돼지 프로젝트'의 26마리 돼지 중 하나인 '옥자'는 10년 간의 장기 프로젝트를 마치고, 탄생지인 뉴욕으로 돌아가야만 되는 것. 옥자의 탄생 비밀과 프로젝트를 알 리 없었던 미자는 옥자를 떠나 보낼 수 없다. 영화는 금돈에 팔려간 옥자를 되찾기 위한 미자의 모험기를 다룬다. 

산골에서만 살아오던 소녀 미자는 옥자를 찾기 위해 서울과 뉴욕행에 오른다. '미란도' 직원들에게 붙잡힌 옥자가 실려있는 트럭에 몸을 올리고 매달리는 등 미자의 모험기는 험난하다. 하지만 이 험난함은 시작에 불과하다.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어나가는 미자의 모습은 마치 애니메이션 영화(특히 지브리 애니메이션들이 연상된다)에서나 볼 법한 용감한 히로인 캐릭터에 버금간다. 모험기에는 조력자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동물보호단체 'ALF'와의 만남으로 옥자와 조금 더 가까워지게 된다. 물론 ALF 단원들 역시 그들만의 목적 달성을 위해 미자와의 협업을 꾀한다. 어찌됐든 궁극적으로 ALF 단원들의 신념은 평화지향적이다. 

험난한 과정을 거친 이후, 미자는 옥자와 만난다. 하지만 옥자는 수많은 아픔을 겪었다. 그 아픔을 되짚어 확인시켜주는 영상은 우리가 별 의식 없이, 너무나 친숙하게 즐겨먹는 돼지들의 고통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이 장면과 함께 물질을 최고 가치로 여기는 글로벌 기업들의 폐단은 감독 봉준호식 풍자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대개의 봉준호의 영화들은 암담한 현실을 위트있게 풍자해내는 블랙코미디물이다. 따라서 그의 영화들을 보면, 사회에 대한 냉소적인 시각과 내재된 위트가 돋보인다. 봉준호의 상상력은 데뷔작부터 남달랐다. 일상적인 것들도 그의 시각을 거치면 새롭고 특별한 것이 된다. 

봉준호의 영화들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휴머니즘과 평화다. 따듯한 인간사뿐만 아니라, 동식물 등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중시 여기는 관점을 확인할 수 있다. 자연을 가장 크게 해치는 주범은 인간이다. 산업화가 시작된 이후, 인간은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자연을 파괴해왔다. 조금 나은 지능과 다양한 도구를 휘두를 수 있다는 이유로 동물들을 학살해왔다. 내 배를 불리기 위해 무분별하게 생물들의 고통을 간과해왔다. ‘옥자’는 이 점들을 직설적으로 담아낸다. 우리를 반성하게 하고, 또한 동물에 대한 시선을 재인식하게 만든다. 

어찌됐건 ‘옥자’가 남긴 강렬한 잔상은 옥자와 미자가 함께하는 아름다운 교감이다. 서로가 나누는 눈빛과 어루만짐과 포옹에서 느껴지는 따듯한 온도와 촉감은 자칫 잔인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들을 잊히게 만들 정도로 아름답다. 미자와 할아버지가 먹는 음식이 달라지는 초반과 엔딩 신은 영화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담아낸다. ‘옥자’는 한마디로 간결하게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성공한 영화다.
최다함은 디지털영상 및 영화 전공 후 기자생활을 거쳐, 현재는 회사 내 전략기획팀에서 PR업무를 맡고 있다. 걷고 사유하는 것을 즐기며, ‘하고 싶은 건 일단 해보고 웃고 울자’ 식의 경험론주의를 지향하는 자유분방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영화, 공연, 전시회감상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의 쾌락을 만끽 중이며, 날씨 좋은 계절에는 서울근교든 장거리 장소든 여행할 곳들을 찾아 몸을 통한 독서를 실행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에서 ‘문화소믈리에, 최따미’라는 타이틀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예스24 파워문화블로거 및 여행칼럼 연재자, 네이버 오늘의 책 선정단으로 활동 중이다. ‘글쓰기’를 좋아하는지라 “평생 글과의 인연은 떼려야 뗄 수 없을 것이다”라는 포부를 지닌 그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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