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Il était une nuit..
31-03-201411:56 ZOH
나에게는 ‘고고장’ 혹은 ‘로라장’과  비슷한 느낌의 단어로 인식되던  ‘디스코텍discothèque’ 이라는 단어가 사실은 불어라는 것을 알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문득 난다. 마치 ‘빠떼루par terre’나 ‘빨치산partisan’같은 단어가 불어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처럼. 디스코텍은 도서관이라는 의미의 bibliothèque와 같은 맥락에서, 레코드를 모아두는 곳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물론 bibliothèque는 책을 모아두는 곳을 뜻한다.) 각설하고, 요즘은Boîte(de nuit)로 더 자주 불리우는 이 어둡고 매력적인 장소에는 어떤 차림으로 가는 것이 가장 알맞을까 ? 춤추기 편한 스니커즈에 진 ? 그간 런닝머신 위에서 보낸 시간들을 증명해주는 타이트한 드레스에 킬힐 ? 진을 입고 간다면 신용카드와 휴대폰 정도야 주머니에 보관할 수 있겠지만, 드레스를 입었을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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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리의 경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아이템은 단연 드레스이다. 노출의 강도는 런던에 비해서는 약한 듯 싶고, 클리비지를 강조하기보다는 시스루 혹은 베어백 아이템을 활용해 섹시함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았으며 슈즈는 스니커즈도 킬힐도 아닌 적당한 굽의 앵클부츠가 가장 일반적이었다.  물론 레깅스나 진을 입는 빠리지엔들도 있는데, 그녀들은 ‘caraco’라고 불리는, 이를테면 짧은 슬립형태의 상의를 즐겨 매치했다. 마지막으로 들고 있으면 거추장스럽고 없으면 불안한 소지품들은 어떻게 보관할까 ? 당연한 소리 같지만  답은 휴대폰과 약간의 현금 혹은 카드, 애연가들의 경우 담배까지 알맞게 들어가는 클러치다. 이왕이면 어깨끈을 달 수 있거나 손목에 걸 수 있는 고리가 있고 잠금장치가 확실한 것으로(빠리의 다른 장소들과 마찬가지로 클럽에서 역시 분실사고가 빈번하다. 게다가 클럽은 어둡고, 시끄럽고, 붐비며 우리는 아마도 술을 마실 것이다).  입고 온 겉옷이나 다른 소지품들이 들어있는 큰 가방은 소지품 보관소vestiaire에 맡기면 된다. 이 때 보통 맡기는 사람의 이니셜을 물어보는데, 옷을 찾을 때 번호표와 함께 요구되므로 자신의 이니셜을 정확히 전달하고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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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디를 가든 드레스 코드를 존중하자는 주의다.  무대에 서는 사람이 정장을 하거나 세심히 준비된 코스튬을 입는 공연에 갈 때는 관람객도 정장 차림을 하는 것이 적절한 예의이고, 남들이 기분내러 오는 클럽에 나만 편하자고 발가락 모양으로 때가 낀 플립플랍을 질질 끌고 오는 것은 입장을 저지당할 만한 충분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피크닉 가는데 잔디밭에 푹푹 빠지는 하이힐에 보는 사람이 더 불안한 미니 스커트를 입고 오는 여자도 꼴불견이다. 하지만T.P.O에 맞는 옷차림만큼T.P.O에 맞는 태도와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아무리 멋지게 드레스업 했어도 술에 만취해 감당 안되는 킬힐 위에서 비틀거리며 다른 클러버들을 방해하는 여자는 매력적이지 않다.  사람 많은 클럽에 와놓고 붐비는 게 짜증난다는 듯이 사람들을 마구 밀치고 다니는 것도 용서하기 힘든 애티튜드 중에 하나다.  동의 없는 스킨쉽을 시도하는 남자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즐겁자고 가는 클럽이다. 스타일은 멋지게, 술은 적당히, 클러빙은 즐겁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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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H
프랑스와 애증의 관계를 5년째 이어가고 있는 애주가. 한국에서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프랑스에서 불문학과 연극을 공부하고 있다. 몸매도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 않아서 시즌별로 쏟아져 나오는 눈부신 아이템들을 사모으지는 못하지만 마음만은 시크한 빠리지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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